이미 교황사(敎皇史)와 관련된 책들이 몇몇 출판사에서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이 교황의 연대기 형태로 개괄적으로 요약 정리한 내용이었다. 따라서 대부분 개별적인 교황의 이름이나 교황사와 관련된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가톨릭대학교출판부에서 펴낸 『교황 사전』은 책이름 그대로,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사전의 형태로 교황사를 정리하였다.교황들만이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교황들의 협력자 그리고 상대 적대자들을 포함해서 외부의 영향도 각 시대의 역사를 각인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교황사는 단순히 역대 교황의 이력 서술에 머물지 않고, 그 시대에 대한 일목요연한 조망을 제공해 줘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제2부 [교황사와 관련된 인물과 사건]은 이러한 역사적 조망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책 끝 [찾아보기]에, 역대 교황과, 교황사에 등장하는 특정한 사건과 인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배열해 놓았다. 역사가 단순히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칠 수는 없다. 또한 특정한 시간과 공간 안에 발생한 사건을 시대순이나 연대순으로 정리한다고 해서 역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해석할 때, 역사는 비로소 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교황사 역시 나름대로의 독특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 것이다. 교황사의 의미를 읽어 내고, 또한 들추어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교황사가 보여 주는 굴절과 훼손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로 하여금 교회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숙고하게 할 것이다.